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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낭

침낭의 가장 기본적인 역활은 한기 차단입니다.

 

침낭 선택 가이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장비는 본인의 아웃도어 스타일에 적합한 장비입니다.

 

많은 아웃도어 장비들과 마찬가지로 침낭을 선택하는 문제도 쉽지 않습니다.

선택이 힘든 장비의 하나인 텐트보다도 더 까다로운 게 침낭이 아닐까 합니다.

 

텐트는 모양이나 색상, 설치편의성, 무게 등을 고려하면 되지만 침낭은 원단(겉감&안감)과

충전재의 종류, 충전량, 총무게, 패킹사이즈, 내한온도, 그리고 스펙상 내한온도의 신뢰성…등등

색상이나 모양을 제외하더라도 비교검토해보아야 할 항목들이 너무 많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즈음, 특히 가을, 겨울이 다가오면 가장 많이 접하는  질문이 바로 침낭에 관한 것입니다.

 

침낭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어떤 게 있을까요?

본 가이드는 특정 브랜드나 모델을 추천하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침낭 선택의 일반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 머미형 침낭

먼저 침낭은 ‘장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뻔한 이야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모든 장비는 고유의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침낭은 ‘추위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것이 1차적인 고유의 역할입니다.

 

1. 어떤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는가?

 

침낭을 선택하기 전에 이것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첫번째 질문입니다.

익스트림한 등반에서부터 동계 백패킹, 장거리 트레일까지 본인의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전방위적인 경우와

가족들과 함께하는 캐주얼한 캠핑으로 한정되어 있는 경우의 침낭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를 A, 후자를 B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선택기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 A: 보온성 > 부피 > 무게 > 편안함 -> 머미형이 유리
  • B: 편안함 > 보온성 > 부피 > 무게 -> 사각형이 유리

캠핑에서는 보온을 위한 다른 장치들, 예를 들어 난로, 전기장판, 두꺼운 매트리스 등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편안함’이 우선입니다. 캐주얼한 백패킹이라면 그 중간쯤의 어느 제품이 될 것입니다.

 

아래에서 머미형과 사각형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2. 머미형인가 사각침낭인가?

 

머미형은 사람의 신체 형태를 본딴 모양으로 내부의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무게 대비 보온성이 높습니다.

반면 사각형은 머미형보다 내부 움직임이 자유로와서 편안합니다.

 

  • 머미형: 보온성이 우수하며, 불필요한 면적을 최소화하여 무게가 가볍고 패킹 사이즈가 작다.
  • 사각형: 편안하며, 지퍼를 완전 개방하여 담요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캐주얼한 캠핑을 주로 즐기고 여름용 침낭을 찾는다면 사각침낭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머미형을 권장합니다. 

머미형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캠핑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사각형은 여름을 제외한 계절, 특히 겨울 백패킹에서는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 사각형 침낭

 

머미형 중에서도 폭이 넉넉한 제품과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제품이 있습니다.

폭이 넉넉한 제품이 무게 대비 보온성은 약합니다.

‘침낭은 추위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게 기본 역할’이므로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제품이 유리합니다.

스트레치 침낭도 장시간 사용으로 스트레치 봉제실이 늘어나면서 보온에 불리합니다.

 

가끔 잠버릇이 거칠어 스트레치되는 침낭이나 폭이 넓은 침낭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그런 경우는 침낭의 내한온도에 비해 실제 온도가 더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추위를 감지하는 것은 신경계인데 실제로는 인체의 내장기관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진화된 감각입니다.

추위가 느껴지면 웅크리게 되고, 본능적으로 옆으로 누워 차가운 지표면으로부터 장기를 멀리 떨어지게 합니다.

사람의 장기는 측면에서 보자면 배쪽보다 등쪽에 가깝고, 배나 등보다는 옆구리쪽에서 멀리 위치합니다.

 

3. 우모인가 합성섬유 충전재인가?

 

다운과 인공 충전재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

이 주제는 해외의 많은 아웃도어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아주 흥미를 끄는 주제입니다.

 

의류를 포함한 모든 아웃도어 장비가 그렇듯이 이는 용도와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아래 도표는 가장 일반적인 비교표입니다.

보온성과 압축크기, 무게 등에서는 다운이 우수하며, 습기와 관리, 가격면에서는 인공 충전재가 우수합니다.

다운과 인공 충전재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즉 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무게와 패킹사이즈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 당연히 우수한 필파워의 구스다운이 정답이며,

사용 환경이 추위 대응력이나 경량성보다는 습기 대응력이 중요하며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면 인공충전재가 정답인 것입니다.

현재 가장 우수한 인공 충전재로 알려진 Primaloft의 경우 복원력 지수인 FillPower가 최대 500 FP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4. 필파워는?

 

침낭의 스펙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필파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모 중에서 구스다운과 덕다운이 있습니다.

최상급의 구스다운은 FP 900까지 측정되는데 비해 최상급의 덕다운은 FP600 수준입니다.

필파워를 공인해주는 공신력있는 국제 기관은 IDFL입니다.

한국의 일부 연구기관에서도 필파워를 측정하지만 오랜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라

IDFL 만큼의 공신력을 갖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필파워가 유럽식과 미국식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계실텐데 그 차이는 이러합니다.

 

우모의 가공 후 필파워를 측정하는데 유럽은 Tumble Dry 방식을 사용하고

미국은 Steam 필파워 방식을 사용하여 필파워를 측정합니다.

스팀 필파워 방식보다 텀블 드라이 방식의 필파워가 낮게 측정됩니다.

 

최근에는 IDFL에서도 미국식으로 통일하는 추세이며,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침낭은 미국식 필파워 측정치입니다.

유럽과 미국의 필파워 비교표는 아래 도표를 참조하십시오.

 

EU 560 660 750

US 610 725 850

 

4-1 필파워는 신뢰할만한가?

 

필 볼륨(Fill Volume)은 침낭의 부풀어오르는 정도의 측정치입니다.

무게가 아니라 필 볼륨이 높을수록 더 따뜻한 침낭입니다.

이 사실을 무시하고 더 무겁게 충전하면 무조건 더 따뜻한 침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지이거나, 왜곡입니다.

물론 FP850 구스다운을 680g 충전한 침낭과 FP500 덕다운을 1.5kg 충전한 침낭을 비교한다면

동일한 디자인과 배플구조를 전제로 덕다운 침낭이 더 따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의 아웃도어 활동을 전제로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침낭의 부풀어 오르는 정도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의 의해 결정됩니다.

 

  • 충전량(Fill Weight)
  • 필파워
  • 우모의 품질

아래 도표는 600FP의 중국 구스다운과 폴란드 구스다운의 필 볼륨 비교표입니다.

200g을 적게 충전한 폴란드 구스다운 침낭의 필 볼륨이 약 10% 정도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가의 공구침낭이 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1,500g 이상을 충전해야 하는지,

그럼에도 1,000g만 충전한 유명 침낭보다 왜 더 따뜻하지 않은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Fill Power

Weight

Total Fill Volume

Using Chinese Down

600

900

18000

Polish Diamond Grade Down

870

700

20300

 

4-2 좋은 구스다운과 품종에 따른 필파워

 

아래는 우모의 품종에 따른 일반적인 필파워 값입니다.

일반적인 경우이므로 절대값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체의 건강상태와 사육환경, 가공기술, 보관방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류

필파워

Duck Down

550+

Chinese Goose Down

600+

Hungary Goose Down(mother)

700+

Hungary Goose Down(grand Parents)

750+

Polish Super Goose Down

850+

 

 

5. 계절과 내한온도는?

 

개화기인 3월 중순부터 5월까지를 봄으로, 9월부터 11월초까지를 가을로 구분한다면

한국의 대략적인 봄가을 최저온도와 겨울철 최저온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봄 가을: 영상 2도
  • 여름: 영상 15도
  • 겨울: 영하 12도

남한의 중부지역의 평지(고도 100미터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이상기후는 제외합니다.

 

그러나 고도가 높은 산은 또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고도가 100미터 높아질수록 기온은 0.6도 낮아집니다.

이 이야기는 해발 1,000미터의 산 속이라면 평지보다 6도 정도 기온이 낮다는 것입니다.

출근길에 기온이 영하 10도라고 뉴스에서 이야기한다면 해발 1,000미터의 산에서는 영하 16도 정도였을 것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바람입니다. 대체로 풍속이 1m/s씩 빨라질수록 체감온도는 1도~1.5도 정도 낮아집니다.

온도계는 영하 10도로 측정되지만 풍속이 10m/s라면 영하 20도 이하가 됩니다.

평지에서 영하 10도인 날 고도 1,000미터에서는 영하 16도, 여기에 풍속 5m/s 정도의 바람만 불어도

영하 20도 이하가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풍속 5m/s는 선풍기의 중간 풍속 수준입니다.

 

영하 20도 이하의 추위는 도심 속의 따뜻한 난방기구 도움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추위입니다.

결론적으로 계절별 최저온도에 5도 정도를 뺀 온도가 계절별 침낭의 제한 숙면온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의 1: 텐트나 기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시킨다는 전제입니다.

주의 2: 기록에 따르면 2002년 10월 28일 서울 기준 영하 3도였습니다. 아웃도어에서는 늘 예외적인 경우를 감안해야 합니다.

 

  • 봄 가을 삼계절 침낭의 제한 숙면온도는 영하 3도
  • 여름용 침낭의 제한 숙면온도는 영상 10도
  • 겨울용 침낭의 제한 숙면온도는  영하 17도

위와 같은 제한 숙면온도는 아래 침낭에 관한 유럽의 산업표준인 en 13537의 내한온도 측정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 Upper Limit(상한온도) 표준체형의 남성이 후드와 지퍼를 열고 팔을 침낭밖으로 내놓은 상태에서 많은 땀을 흘리지 않고 잘 수 있는 온도.
  • Comfort(쾌적숙면온도) 표준체형의 여성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자세로 기분좋게 잘 수있는 온도.
  • Lower Limit(제한 숙면온도)  표준체형의 남성이 웅크린 자세로 깨지않고 8시간을 잘 수 있는 온도.
  • Extreme(극한 내한온도) 표준체형의 여성이 6시간동안 저체온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피할수 있는 최저 온도

6. 남녀노소 구분은?

속설 중에 여자가 체지방율이 높아 추위에 강하다는 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en 13537의 내한온도 기준에도 있듯이 여성의 내한온도가 약 5도 정도 이상 높습니다.

현대 여성의 체지방율이 많이 줄어들었고, 근육을 통한 체열 상승도 적으며,

추위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비축량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어린이는? 당연히 건강한 성인이 추위에 더 잘 견딥니다.

간혹 추운 날 어른들은 뒤척이는데 어린아이들은 잘 잡니다. 그것은 깊은 숙면에 들었을 뿐입니다.

 

“어린이는 피하지방이 적고, 에너지 비축량이 적으며, 체표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서 어른과 달리 열 손실이 많으므로 동상이나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도 많습니다.” <등산교실, 해냄출판사>

 

즉 혹독한 추위라면 어린아이가 훨씬 위험합니다.

 

육체가 건강하다면 나이의 차이는 크게 없지만 일반적으로 청년보다는 장년이, 장년보다는 노년의 체력이 약하므로

추위의 대응능력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듭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나이 드니까 산에서 더 추워지지 않았나요^^

일상생활에서는 안입던 내복도 꺼내입지 않으신가요^^

 

남녀노소의 차이도 있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추위의 정도도 다릅니다.

심지어 갑상성 기능저하에 따른 ‘한랭불내성’이라는 질환도 있습니다.

결국 추위에 대한 개개인의 내성은 경험을 통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7. 적정한 예산은?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할 차례입니다.

장비를 구입하는 일은 재테크도 아니고 마땅히 지출해야 할 세금도 아닙니다.

그저 즐겁게 아웃도어 하자고 하는데 적정한 ‘예산규모’를 세워야 합니다.

다행히 침낭은 하드쉘 자켓이나 텐트, 배낭 등의 장비에 비해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는 빈도가 적습니다.

따라서 소위 명품 브랜드 욕망에 의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장비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6가지 항목들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1. 어떤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는가?’를 다시 읽어보신 후 제품을 선택하십시오.

 

세상에 제일 좋은 장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나에게 가장 잘맞는 장비가 있을 뿐입니다. 

 

 

끝으로 백패킹용 침낭 선택에서 범용적으로 통할 수 있는 기준 몇가지를 제시합니다.  

  • shape: 백패킹용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운 사각형보다는, 불편하지만 캠핑에도 사용할 수 있는 머미형
  • 무게: 삼계절용은 1kg내외, 동계용은 2kg 미만, 하계 전용은 700g 미만
  • 충전재: 동계용은 구스다운, 삼계절용은 캐주얼 백패킹으로 제한한다면 인공충전재, 그외에는 구스다운
  • 겉감: 방수 혹은 발수가공된 원단과 우모가 새어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Down Proof 가공처리된 원단 사용
  • 인증: IDFL의 인증 충전재와 인증된 필파워, en 13537의 내한온드 측정 결과를 표기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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